가평 가볼만한곳 베스트 10 ㅣ 경기도 여행, 여기 한 곳으로 다 됩니다
조선 세조 때 역모 누명을 쓰고 28세에 처형된 남이 장군, 그 무덤이 가평 북한강 한가운데 떠 있는 섬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정식 묘는 경기도 화성에 따로 있고, 섬에 있는 건 후대에 세운 가묘인데요. 그 가묘가 있는 섬이 지금의 남이섬입니다. 역모죄인의 무덤에서 출발한 땅이 수백만 명이 오가는 국내 대표 관광지가 됐으니, 세상일은 참 모를 일이죠.

가평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면적은 가장 넓은데 인구는 반대로 가장 적은 곳입니다. 그 덕분에 산도 강도 숲도 죄다 손 타지 않은 채로 남아 있어요. 서울에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거리에 이 정도 자연이 펼쳐진 곳은 솔직히 없습니다. 경기도 여행지 추천을 찾고 있다면 고민 길게 안 하셔도 됩니다.



1. 남이섬 ㅣ 국내 여행지 중 유일하게 '입국심사'를 받는 곳
남이섬은 섬 자체가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독립국 콘셉트로 운영됩니다. 입구 매표소가 입국심사대이고, 배를 타고 들어가는 5분이 출국 절차인 셈이에요. 낭만 넘치는 콘셉트인데, 실제로 북한강 위를 배로 건너 섬에 발을 딛는 순간 기분이 확 달라집니다. 전나무숲길, 메타세콰이어길, 은행나무길이 계절마다 완전히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데, 사계절 중 어느 계절에 와도 실망이 없는 곳이에요.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섬 안에 자전거 대여, 짚라인, 트램펄린, 화덕피자 체험까지 있어서 빈손으로 들어가도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어요. 가평 1박2일 일정이라면 첫날 코스로 먼저 잡아두는 게 좋습니다. 입장료는 왕복 선박 포함 성인 19,000원이고,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됩니다.



2. 아침고요수목원 ㅣ 10만 평 정원,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1993년 염소를 키우던 돌밭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지금 보면 믿기지 않아요. 삼육대 원예학과 교수였던 한상경 교수가 미국에서 귀국 후 축령산 자락에 정원을 일구기 시작했고, 30년이 지난 지금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수목원 중 하나가 됐습니다. 10만 평 부지에 22개 테마정원이 이어지고, 5,000여 종의 식물이 자랍니다. 메인 정원인 하경정원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서, 관망대 위에 서면 꽃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봄에는 튤립과 철쭉, 여름에는 수국과 원추리,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300만 개 LED 조명이 켜지는 오색별빛정원전까지, 네 번 와도 매번 다른 풍경을 경험하게 되는 곳이에요. 가평 당일치기 코스로도 충분하고, 아이와 함께 가기도 좋습니다. 봄과 여름 시즌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하고, 성인 입장료는 11,000원입니다.



3. 쁘띠프랑스 & 이탈리아마을 ㅣ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한나절에
청평호 북쪽 언덕에 들어선 쁘띠프랑스는 '작은 프랑스'라는 이름 그대로입니다. 150년 넘은 프랑스 성곽을 원위치에서 그대로 옮겨 재건한 건물들이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고,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유럽 골동품들이 건물마다 빼곡하게 전시돼 있어요. 어린왕자 관련 전시물도 곳곳에 있는데,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층 더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 SBS '별에서 온 그대', '시크릿 가든' 촬영지로도 유명하죠.
바로 위에 붙어 있는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까지 세트로 묶으면 하루가 꽤 알차게 채워집니다. 피노키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주제로 한 이탈리아 문화테마파크인데, 청평호를 내려다보는 뷰도 제법 괜찮아요. 가평 아이와 가볼만한곳으로 꾸준히 손꼽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연중무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대인 입장료는 12,000원, 소인은 10,000원입니다.



4. 자라섬 꽃페스타 ㅣ 북한강에 띄운 꽃밭, 매년 5월 말이면 열립니다
자라섬이라는 이름은 비가 많이 오면 섬이 물에 살짝 잠겼다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 자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평소에도 4km 수변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걷기 좋은 섬이지만, 매년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에 열리는 꽃 페스타 기간에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됩니다. 자라섬 남도 일대에 양귀비, 청유채, 수레국화, 하늘바라기가 테마별로 심어져 있고, 무지개정원, 수국정원, 우정의 정원 등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구역들이 섬을 채웁니다.
입장료는 7,000원인데 가평사랑상품권 5,000원을 돌려주는 구조라 실질적으로 2,000원에 즐기는 셈이에요. 가평역에서 내려 걸어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도 좋습니다. 야간에 조명이 켜지면 분위기가 또 달라지는데, 오전 8시 입장 시작해서 퇴장은 오후 9시까지 가능합니다. 가평 여행코스를 짜고 있다면 초여름 이 시기를 노려보세요.



5. 잣향기 푸른숲 ㅣ 80년 묵은 잣나무 군락, 입장료 달랑 1,000원
가평 하면 잣이 특산물인데, 그 잣나무가 이렇게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지는 직접 와보기 전까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축령산 자락에 자리한 잣향기 푸른숲은 수령 80년 넘은 잣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촘촘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피톤치드 농도가 도심의 수십 배에 달한다고 알려진 곳인데, 실제로 안에 들어서면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켤 수밖에 없어요. 계곡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출렁다리가 나오고, 조금 더 오르면 푸른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성인 입장료가 고작 1,000원이에요. 청소년은 600원, 어린이는 300원입니다. 주차도 무료이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월요일 휴무). 아침에 일찍 방문하면 인적이 드물어 혼자서 숲 전체를 독차지하는 기분이 드는데, 가평에서 이 가격으로 이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좀 믿기지 않습니다.



6. 용추계곡 ㅣ 가평 토박이들이 더위 피해 달려가는 곳
가평읍 승안리에서 용추계곡 방향으로 2km 올라가면 기암괴석 사이를 쏟아지는 폭포가 나옵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줄기 속도가 빠르고 수량도 제법 되어서 앞에 서 있으면 여름 더위가 순식간에 날아가요. 계곡 전체가 국유림 안에 있어서 주변 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여름 성수기에도 계곡물이 맑게 유지됩니다. 피서철 가족 물놀이 명소로도 유명해서 아이들 데리고 오는 분들이 많아요.
계곡 주변으로 편의시설들도 갖춰져 있어서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해결하기에 어렵지 않고,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계곡 상류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도 있습니다. 가평 당일치기 코스로 여름에 유독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에요. 주차장은 무료이고 계곡 입장 자체도 무료입니다.



7. 강촌 레일바이크 ㅣ 북한강 절경을 페달 밟으며 지납니다
가평역에서 멀지 않은 강촌, 김유정역을 기점으로 하는 경춘레일파크 레일바이크는 폐선된 경춘선 철로 위를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코스입니다. 페달을 밟아 천천히 나아가는 동안 오른편으로 북한강이 쭉 펼쳐지는데, 터널을 지날 때 쏟아지는 조명 쇼가 코스 중 하이라이트예요. 4인용 바이크 기준으로 탑승하면 누가 세게 밟고 누가 편하게 가냐를 두고 일행과 협의(?)가 생기는데, 그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김유정역 코스는 편도 약 6km로 소요 시간은 1시간 내외, 강촌역 코스도 비슷한 거리입니다. 도착 후 셔틀버스로 출발지까지 되돌아오는 구조라 되돌아가는 수고 없이 원웨이로 즐길 수 있어요. 사전 예약이 필수인데 주말에는 빠르게 마감되는 편이니 날짜 잡으면 바로 예약하는 게 좋습니다. 가평 여행코스에 거의 빠지지 않는 이유가 있는 곳이에요.



8. 청평호 ㅣ 가평 8경 중 하나, 드라이브 코스로도 역대급
청평댐이 북한강 물을 막아 만들어진 청평호는 호수를 따라 도는 드라이브 코스가 특히 유명합니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수면 위로 내려앉는 장면이 국내 드라이브 코스 중 손꼽힐 만한 수준이에요. 호수 위에서 보트, 수상스키, 바나나보트 같은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고, 유람선도 운항합니다. 낚시를 즐기는 분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 주변에 낚시터와 산장형 펜션들이 잘 갖춰져 있어요.
청평호 일대는 가평 1박2일 코스를 짤 때 숙박 거점으로 삼기 좋은 위치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쁘띠프랑스와 자라섬이 가깝고, 청평 시내에서 먹거리 찾기도 어렵지 않아요.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잠깐 차를 세워 수면을 바라보는 여유, 그게 청평호가 가평 8경에 꼽히는 이유일 겁니다.



9. 가평 양떼목장 ㅣ 꽃밭과 동물이 공존하는 6만 평 힐링 초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자리한 가평 양떼목장은 6만 평 규모의 드넓은 초지 위에서 양과 알파카, 조랑말, 토끼 등 다양한 동물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곳이에요. 입장하면 먹이주기 체험이 기본으로 포함돼 있어서 동물에게 건초를 손으로 건네는 순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그냥 무장해제가 됩니다. 가평 아이와 가볼만한곳으로 검색했을 때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계절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도 이 곳의 큰 매력 중 하나예요. 봄엔 유채꽃, 여름엔 수국, 가을엔 코스모스와 핑크뮬리까지 초지 전체가 꽃밭으로 물드는데, 언덕 위 통창 베이커리 카페에서 목장 전경을 바라보며 잣 라떼 한 잔 하는 시간이 또 꽤 괜찮습니다. 주말엔 OX 퀴즈, 앵무새 공연, 사계절 썰매도 무료로 즐길 수 있어서 가평 당일치기 코스로 묶어 짜는 분들이 많아요. 방문 전 네이버나 각종 예매 사이트에서 미리 예매하면 현장보다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니 꼭 확인해보세요.



10. 명지계곡 ㅣ 경기도 최고봉 화악산에서 내려오는 28km 계곡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과 명지산 줄기에서 발원해 내려오는 28km 청정 계곡입니다. 산세가 깊어 계곡물 온도가 여름에도 낮게 유지되고, 수질도 맑아요. 계곡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코스 자체가 볼거리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주변 산림이 울창합니다. 가평 시내와 거리가 있어 다른 관광지에 비해 한적한 편인데, 조용하게 자연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오히려 그게 장점이에요.
계곡 곳곳에 물놀이 구간이 있고, 명지산 등산로 입구가 계곡 안에 있어서 등산과 물놀이를 함께 즐기는 코스로 엮어갈 수 있습니다.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먹을 것과 돗자리는 챙겨 가는 편이 나아요. 이름은 낯설어도 가평 현지 분들이 조용히 아끼는 계곡 중 하나입니다.